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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솔직히 저는 라이브 방송(라방)으로 에어컨을 사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저 역시 라방은 2~3만 원짜리 손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충동적으로 집어 드는 채널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올해 상반기 계절가전 라방 거래액이 632억 원을 넘어섰고, 주문 한 건당 평균 결제액은 77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제가 라방을 보는 방식도, 그 안에서 팔리는 물건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손선풍기 사던 라방이 에어컨 채널로 바뀐 배경

    제가 처음 라방으로 가전을 산 건 2022년이었습니다. 당시엔 2만 원짜리 휴대용 선풍기를 보다가 "어, 싸네" 하고 바로 결제했던 기억이 납니다. 라방이란 쉽게 말해 판매자가 실시간 영상을 송출하며 소비자와 채팅으로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식의 판매 채널인데, 당시엔 저처럼 중저가 소형 가전 위주로 가볍게 쇼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기후가 달라졌습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7월 강수량도 평년 이상일 것으로 예보했습니다(출처: 기상청).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도 올해부터 새로 도입됐습니다. 에어컨이나 제습기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여름을 버티기 위한 필수 생활 가전이 된 셈입니다.

    이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향한 곳이 라방이었습니다. 대형 마트 방문 없이도 실시간으로 제품 스펙을 확인하고, 카드 혜택이나 설치 서비스까지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으니까요.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 집계 기준으로 4월 말부터 한 달간 에어컨 판매량이 전월 대비 385% 폭증했다는 수치가 이 흐름을 뒷받침합니다(출처: 다나와). 저도 얼마 전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김치냉장고 라방을 보다가 진지하게 결제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렸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라방이 달라졌구나"를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요약: 기후 변화로 냉방 가전이 필수품이 되면서, 실시간 비교 구매가 가능한 라방이 고가 가전의 핵심 유통 채널로 부상했습니다.

     

    주문 단가 2.7배, 숫자로 읽는 라방 트렌드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라방바 데이터랩의 집계를 보면, 2024년 상반기 계절가전 라방의 주문 1건당 평균 결제액은 28만 4천 원이었습니다. 그게 2025년 상반기엔 77만 원으로 뛰었습니다. 주문 건수는 2.1배 늘었는데, 거래액은 5.6배가 됐다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이 산 게 아니라 훨씬 비싼 걸 샀다는 뜻입니다.

    이 현상의 핵심은 객단가(Average Order Value, AOV) 상승입니다. AOV란 한 번의 주문에서 소비자가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을 뜻하는 지표로, 유통 채널의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데 자주 쓰입니다. 라방의 AOV가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뛰었다는 건 이 채널이 이미 홈쇼핑 수준의 고가 가전 판매 채널로 진화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등 공기 질 관리 가전의 라방 거래액도 2년 사이 3.3배로 커졌습니다. 장마철 습도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제습기의 수요도 에어컨 못지않게 치솟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제가 직접 라방 채팅창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고가 가전 방송일수록 "설치비 포함이에요?", "환급 카드 적용 되나요?" 같은 질문이 정말 빠르게 올라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단순 가격 할인보다 구매 조건 전체를 꼼꼼히 따진다는 게 체감으로도 느껴졌습니다.

    전통 브랜드와 신흥 브랜드, 희비가 엇갈렸다

    라방 시장이 커지는 동안 수혜를 고르게 나눠받은 건 아닙니다. 창문형 에어컨으로 잘 알려진 파세코는 올 상반기 라방 거래액이 오히려 11.6% 줄었고, 선풍기 시장의 오랜 강자인 신일도 라방 거래액은 5억 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반면 휴대용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를 앞세운 루메나는 같은 기간 45.2%, 캐치웰은 64.3% 성장했습니다.

    •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라방 거래액 전년 대비 -11.6%
    • 신일 (선풍기): 라방 거래액 2년째 5억 원 안팎 정체
    • 루메나 (휴대용 선풍기·서큘레이터): +45.2% 성장
    • 캐치웰: +64.3% 성장
    • 에어메이드: +20.8% 성장

    다만 제가 보기엔, 이 신흥 브랜드들의 성장을 다 합쳐도 계절가전 전체 증가분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거래액 성장의 대부분은 삼성전자·LG전자 같은 종합 가전 브랜드가 에어컨으로 채운 것으로 보입니다. 라방이 고가화될수록 소비자들이 브랜드 신뢰도를 더 따지게 된다는 점도 한 원인일 겁니다.

    요약: 라방 계절가전 시장은 2년 만에 5.6배 성장했지만, 수혜는 고가 종합 가전 브랜드에 집중되며 전통 여름 가전 업체들은 소외되는 양상입니다.

     

    라방으로 고가 가전을 살 때 실제로 써본 구매 전략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라방에서 고가 가전을 구매할 때 단순히 할인율만 보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걸 직접 겪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김치냉장고 라방을 볼 때도 처음엔 "30만 원 할인"이라는 숫자만 눈에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설치비가 별도였고 기존 제품 철거 비용도 추가됐습니다. 구매 조건 전체를 한 줄씩 확인하지 않으면 실제 체감 혜택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고가 가전 라방에서 꼭 확인해야 할 조건들이 있습니다. 라방바 데이터랩을 운영하는 양진호 씨브이쓰리 대표도 "카드 혜택, 사은품, 설치, 보상판매 등 구매 조건을 한 화면에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맞는 말입니다. 보상판매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반납하고 일정 금액을 공제받는 방식으로, 잘 활용하면 실구매가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란 가전제품이 소비하는 전력량을 기준으로 1~5등급으로 나눈 지표인데, 에어컨처럼 장시간 사용하는 제품은 1등급과 3등급의 연간 전기요금 차이가 수십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라방에서 가격만 보고 결제했다가 전기료 청구서 받고 후회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저도 이 부분을 놓칠 뻔했습니다.

    한 가지 더, 라방 특성상 실시간 채팅에 정신이 팔리면 냉정한 판단이 흐려집니다. 제 경우엔 구매 전 미리 목표 금액과 필수 조건을 메모해두고, 방송 중에는 그 기준만 체크하는 방식으로 충동 결제를 막고 있습니다.

    요약: 라방 고가 가전 구매는 할인율보다 설치비·보상판매·에너지소비효율등급까지 전체 조건을 따지는 것이 실질적인 절약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라방에서 에어컨 사도 괜찮나요? AS는 어떻게 되나요?

    A. 삼성전자·LG전자 같은 대형 브랜드 제품은 라방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공식 AS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구매 전 방송에서 판매사 이름과 정식 유통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중소 브랜드는 AS 센터 위치와 응대 속도가 브랜드마다 크게 다를 수 있어 사전 확인이 중요합니다.

     

    Q. 라방 에어컨 설치비, 따로 내야 하나요?

    A. 방송마다 다릅니다. 일부는 기본 설치비를 포함해 판매하고, 일부는 냉매 배관 연장이나 기존 제품 철거 비용은 별도로 청구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설치비 포함"이라고 표기돼도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채팅이나 고객센터에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Q. 제습기는 에어컨 대신 쓸 수 있나요?

    A. 냉방 기능은 없기 때문에 더위를 직접 식히는 용도로는 쓰기 어렵습니다. 제습기는 공기 중 습기를 제거해 체감 불쾌지수를 낮춰주는 제품으로, 장마철 곰팡이 방지나 빨래 건조용으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율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Q. 라방 보상판매, 어떤 제품이 대상이 되나요?

    A. 보상판매 대상과 공제 금액은 방송마다 다르게 설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동일 카테고리 가전이면 브랜드 무관하게 접수받는 경우가 많지만, 제품 연식이나 상태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방송 중 채팅으로 "현재 사용 중인 제품 연도"를 알려주면 담당자가 바로 공제액을 안내해주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결론

    라방이 손선풍기 파는 채널이라는 인식은 이제 완전히 옛말이 됐습니다. 2년 만에 주문 단가가 세 배 가까이 뛰었다는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라방을 신뢰하게 됐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폭염과 고물가 속에서 냉방 가전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구조적 현실도 있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마냥 밝게만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고가 가전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라방은 분명히 활용할 만한 채널입니다. 다만 실시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설치비, 보상판매, 에너지소비효율등급까지 꼼꼼히 따지는 습관이 있어야 실질적인 혜택을 챙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준비 없이 들어간 라방과 기준을 잡고 들어간 라방의 결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16808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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