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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주식을 사는 게 과연 좋은 투자일까요? 이달 한성기업과 모나미가 각각 244%, 210% 넘게 급등하며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 뒤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애국 매수' 열풍이 있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감정에 흔들렸던 적이 있어서, 이 흐름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상장폐지 위기,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한성기업과 모나미, 두 기업이 동시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규정 강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7월부터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 유지 기준이 기존보다 높아진 30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란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값으로, 그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전체 가치를 뜻합니다. 7월 1일 기준 한성기업의 시총은 267억 원, 모나미는 238억 원으로 두 곳 모두 기준선 300억 원에 못 미쳤습니다.
이 소식이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러자 "우리 국민 기업을 이대로 증시에서 사라지게 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자발적으로 형성됐습니다. 특히 '크래미' 브랜드로 친숙한 한성기업이 지난 25년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평화음악회를 묵묵히 후원해 왔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불씨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당시 국산 필기구 대체재로 주목받았던 모나미까지 가세하면서 '애국 테마주' 열풍이 본격화됐습니다.
단순한 주식 매수를 넘어 제품 구매 인증샷과 계좌 매수 인증을 공유하는 '돈쭐' 캠페인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돈쭐이란 '돈으로 혼쭐 낸다'는 신조어로, 선한 행동을 한 기업의 제품을 적극 구매하거나 주식을 사들여 응원하는 소비·투자 방식을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한성기업의 시총은 901억 원, 모나미는 711억 원까지 불어나며 상장 유지 요건을 넉넉히 충족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투자경고 지정, 시장이 보낸 경고음
그런데 이게 마냥 해피엔딩일까요? 저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불안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과거 테마주 급등에 휩쓸렸다가 급락으로 손실을 본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3일 한성기업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이틀 연속 40% 이상 급등하자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시켰습니다. 모나미 역시 14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고, 16일 종가가 14일 종가(2,650원) 대비 40.75% 오른 3,730원을 기록하면서 오는 20일 거래가 정지될 예정입니다. 투자경고종목이란 비정상적인 단기 급등이 나타날 때 거래소가 투자자에게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로, 일정 조건 충족 시 매매거래 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펀더멘털(Fundamental)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펀더멘털이란 매출,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통칭합니다. 제 경험상 이게 받쳐주지 않는 주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예외 없이. 두 기업 모두 이달 초 시총이 300억 원을 밑돌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 시장이 이 기업들의 사업 체력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신호였습니다.
단기 급등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수세가 빠지는 순간 주가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습니다. 뒤늦게 추격 매수한 투자자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입니다.
-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거래정지는 매도 기회 자체를 차단합니다. 거래정지 해제 후 하락 갭이 발생하면 손실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상장 유지 요건은 단계적으로 추가 강화될 예정입니다. 지금의 시총 위기를 넘겼다고 해서 구조적 경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 감정적 매수세는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애국 테마'라는 이름표는 실적 악화를 막아주지 않습니다.
주변 지인이 펀더멘털은 전혀 살피지 않고 '애국'이라는 이름표만 보고 추격 매수할 때, 저는 "이 주가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정말 반영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 응원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응원'과 '투자'를 분리하는 것이 진짜 투자 문해력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직접 비슷한 국면을 여러 번 겪어보면서 얻은 결론은 단순합니다. '응원 투자'와 '자산 투자'는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선한 행동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25년간 참전용사를 후원한 한성기업의 행보, 국산 필기구의 자존심을 지켜온 모나미의 역사는 분명히 가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기업들을 제품 구매로 응원하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주식 매수는 다른 문제입니다. 주가는 결국 실적과 성장성에 수렴한다는 원칙은 어떤 테마도 영원히 거스를 수 없습니다.
투자 문해력(Financial Literacy)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기서 투자 문해력이란 재무제표를 읽고, 기업의 수익 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실천적인 접근법을 제안한다면 이렇습니다.
한성기업과 모나미를 계속 보유 중이라면, 지금 당장 두 기업의 최근 분기 실적과 부채비율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장 유지 요건을 간신히 충족한 기업이 앞으로 이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지, 다음 분기에도 시총 300억 원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착한 기업이니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적이 있거든요. 하지만 그 기대는 투자 근거가 될 수 없었습니다.
응원은 제품 구매로, 투자는 실적 분석으로 분리하는 것. 그것이 이번 애국 매수 열풍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현실적인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성기업 거래정지 언제 풀리나요?
A. 한성기업은 투자경고종목 지정 후 이틀간 40% 이상 급등해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됐습니다. 거래정지는 통상 1일 단위로 적용되며, 해제 이후에도 투자경고 상태가 유지되면 추가 정지 조건이 다시 충족될 수 있으므로 거래소 공시를 반드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모나미 상장폐지는 완전히 해결된 건가요?
A. 현재 모나미의 시총은 711억 원으로 상장 유지 기준인 300억 원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상장 유지 요건은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고, 매수세가 빠지면 시총이 다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과 사업 구조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투자경고종목 지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한국거래소가 비정상적인 급등 종목에 내리는 조치로, 지정 이후에도 일정 조건(예: 이틀간 40% 이상 추가 급등)이 충족되면 매매거래가 하루 동안 정지됩니다. 거래정지 중에는 매도와 매수가 모두 불가능하므로, 거래 재개 시 예상치 못한 가격에 체결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셔야 합니다.
Q. 돈쭐 투자, 해도 괜찮은 건가요?
A. 기업을 응원하는 마음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응원'과 '투자'는 목적이 다릅니다. 응원이 목적이라면 제품 구매가 더 직접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방법입니다. 주식 매수로 응원하고 싶다면, 적어도 기업의 최근 실적과 부채 수준 정도는 확인한 뒤 소액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안전합니다.
결론
이번 애국 매수 열풍은 한국 증시의 독특한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제도적 변화가 개인 투자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을 자극했고, 그 결과 두 기업이 실제로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습니다. 분명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질 사람들이 더 걱정됩니다.
'착한 기업'을 응원하는 마음은 제품 구매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주식 매수로 응원하고 싶다면, 그 전에 최소한 기업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과 부채비율을 한 번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선의로 시작한 투자가 손실로 끝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감성과 분석을 함께 가져가는 균형 잡힌 시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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